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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色다르게 찰칵…빛바랜 동네 사진관이 '핫플' 됐네 (2020.01.10)

디지털 시대, 사진관의 변신

필름사진 셀프 인화 해보고
복고의상 입고 화보 찍기도
아날로그 감성 찾는 이 많아

문 닫던 동네 사진관 증가세
3년간 10% 늘어 7952곳 성업

서울 신사동 `다크룸 포토매틱`에서 직원이 필름을 현상하고 있다. 이곳은 사진을 찍고 현상할 수 있는 `셀프 현상소`다. [김금이 기자]

서울 신사동에 있는 '다크룸 포토매틱' 앞은 필름카메라 수업이 열리는 날이면 수강생들로 북적인다. 이곳은 필름카메라로 스스로 사진을 찍고 현상과 인화까지 1시간 30분에 걸쳐 체험해 볼 수 있는 이색 사진관이다. 어두컴컴한 암실에는 중형 필름카메라와 사진 작업을 위한 약품과 기구가 비치돼 있다. 수업에 참여한 손님들은 앞치마와 보호 안경을 착용한 채 직원 안내에 따라 필름에 약품을 부었다. 이슬아 씨(24)는 "필름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는데 작업 공간을 실제로 보고 평소에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해봐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디지털 혁신으로 동네 사진관은 절체절명 위기에 빠졌다. 이에 필름을 맡기면 사진을 인화해주던 동네 사진관이 최근에는 '옛날 감성'을 내세우며 색다른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해 젊은 세대에게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일 매일경제가 찾은 셀프 현상소 다크룸 포토매틱은 지난해 9월부터 리모컨을 눌러 스스로 사진을 찍는 '셀프 필름 사진관'을 도입했다.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찍어주는 타인이 있어야 하는데 포토매틱은 이런 편견을 깼다. 본인 스스로 촬영자가 돼 진정한 '나'를 기록하자는 취지다. 홍승현 포토매틱 대표(38)는 "스마트폰 사진은 쉽게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지만 필름 사진은 현상하는 사람만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며 "내가 찍은 사진을 직접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현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필름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사람들이 신기해 한다"고 덧붙였다.

포토매틱처럼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활용해 부활을 노리는 사진관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사진관은 2000년 전국에 9066곳으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감소해 왔지만 최근에는 이색 체험형 공간으로 변신하며 2015년 7208곳에서 2018년 7952곳으로 약 10% 늘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디지털 문화는 찰나적 소비문화인 반면 사진관은 필름으로 찍고 인화하고 나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사진을 찍은 장면과 사람을 복기할 수 있다"며 "아날로그를 접해 보지 못한 젊은 층에게 새롭기도 하고 기억 저장장소 역할을 하면서 여운이 더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콘셉트 사진으로 유명한 '산격동사진관'에서도 복고 의상을 입고 영화 세트 같은 곳에서 옛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년 부부도 리마인드 웨딩 사진 등을 찍으려고 찾는 사례가 많다. 노웅희 산격동사진관 대표는 "사진이 사람 삶에 가까워질수록 사진관은 더욱 특별한 공간이 돼야 한다"며 "비슷한 배경에 비슷한 포즈로만 촬영하는 것을 바꾸고 싶어 특별한 배경의 콘셉트 사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산격동사진관을 찾은 박민정 씨(25)는 "세트장에서 화보 촬영하는 느낌이 색달랐다"고 말했다.

증명사진 역시 색다른 방식으로 재탄생했다. '시현하다 레코더즈'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으로 증명사진의 새 판도를 열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해 배경부터 표정, 의상, 액세서리까지 색을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다.


출처 :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0/01/34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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